강주연 간호사(30·여)는 얼마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의 머시 병원 취업이 확정됐다. 1999년 미국 간호사 면허시험(NCLEX-RN)에 합격한 지 6년 만이다. 미국 현지에 있는 그는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영어공부를 소홀히하지 않았던 게 해외취업의 꿈을 이룬 비결”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93년 삼육간호보건대학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시절 우연히 미국 병원 간호사들은 급여가 높고 복지혜택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졸업한 뒤 중환자실 등에 배치받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생활이 이어졌지만 그는 혼자 힘으로 미국에 진출하겠다는 꿈을 접지 않았다.

우선 미국 간호사 시험을 통과한 뒤 짬짬이 영어학원에 다녔다. 그 결과 토플시험(PBT)에서 580점을 받았고, 2000년에는 미국으로 홀로 건너가 이력서를 냈지만 직장을 얻지 못했다.

6개월 만에 귀국한 강씨는 다행히 국내 취업대행 업체인 RN솔루션을 통해 국내에서 치른 미국 병원 인터뷰에 합격했다. 그러나 미국 영주권을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영어 수준을 요구하는 ‘비자스크린’이라는 높은 관문이 남아 있었다. 그는 영어 능력 평가시험인 IELTS에 응시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첫 시험에서 좌절한 그는 두차례 더 응시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말하기였다. 평균 점수가 좋아도 말하기에서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면 비자스크린을 통과할 수 없다.

마침내 그는 지난해 3월 영어합격 통지서를 손에 쥐게 됐다. IELTS 평균과 말하기가 모두 7점이었다. 입시공부를 하듯 영어를 파고들어 ‘삼전사기(三顚四起)’한 것이다. 혼자 준비하다보니 미흡한 점이 적지 않았다는 생각에 IELTS 전문학원에 등록한 것도 좋은 결실을 일군 이유다.

강씨는 “미국 취업을 원한다면 영어를 조금 잘 한다고 자만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생각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더라도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문성현기자〉